새로운세계1 빗속에서 열린 새로운 세계, <에세이스트의 책상> /배수아 이란 배수아 작가의 장편소설을 읽고 남긴 메모의 한 부분을 소개한다. 나는 방금 매우 낯설고 아름다운 새로운 세계를 만났다. 그건 언어로 이루어져 있지만 그게 다는 아닌 세상이다. 한없이 고독하지만 어디론가 연결되어 있는 그림이다. 나를 전혀 다른 곳에 데려다 놓는 음악이다. 낯설지만 빠져들고 싶은 세계. 친절하게 웃으며 손 내밀 지는 않지만 자기 자신을, 혹은 어떤 세계를 조용히 응시하며 서서히 밝히는 문장들. 드러내고 싶어서가 아니라, 가만히 바라보듯 그려냄으로써 다가가고 싶어 쓰인 이야기를 오랜만에 만났다. 22.06.27 일기장 메모 중에서 처음 이 책을 읽으며 나는 자주 길을 잃었다. M에 대한 묘사로 시작한 글은 어떤 암시도 없이 갑자기 특정 장면으로 나를 데려가 숨 막힐 듯한 임사체험을 제공.. 2022. 7. 3. 이전 1 다음